
2026년 기업 AI 투자 전망
ChatGPT 출시 3년, 벤처캐피탈리스트 24명이 입을 모아 2026년을 기업 AI 투자의 분기점으로 꼽았습니다. MIT 조사에 따르면 현재 기업의 95%가 AI 투자에서 의미 있는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실험 단계를 벗어나 본격적인 성과 창출 시기로 접어들면서, AI 예산 증액과 함께 선별적 투자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AI 투자 수익률, 드디어 가시화되나
지난 3년간 기업들은 AI 도입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투자 대비 수익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죠. 수십 가지 설루션을 동시에 테스트하다 보니 오히려 혼란만 가중됐고,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어센드의 창립 파트너 커비 윈필드는 "기업들이 이제야 LLM이 만능 해결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며 맞춤형 모델과 데이터 주권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올해 자극적인 헤드라인과 달리 현장에서는 이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제니퍼 리 제너럴 파트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에게 AI 코딩 도구 없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냐고 물어보라"며 이미 실질적인 가치 창출이 시작됐다고 강조했습니다. 단지 가시적인 ROI 수치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은 분명히 체감되고 있다는 거죠.
2026년의 가장 큰 변화는 선택과 집중입니다. 노웨스트 벤처 파트너스의 스콧 비척 파트너는 "작년이 AI 인프라 구축의 해였다면, 2026년은 응용 프로그램이 투자를 실질적 가치로 전환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전문화된 모델이 성숙해지고 감독 체계가 개선되면서 AI 시스템의 신뢰도가 크게 높아질 거라는 분석입니다.
다만 모든 기업이 혜택을 누리는 건 아닙니다. 블랙 오퍼레이터 벤처스의 안토니아 딘 파트너는 냉정한 시각을 제시했습니다. "많은 기업이 실제로 AI 설루션을 제대로 활용할 준비가 안 됐음에도, 다른 분야 지출 감축이나 인력 감원을 정당화하기 위해 AI 투자를 늘린다고 말한다"는 겁니다. 결국 준비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죠.
경쟁 우위 확보, 데이터와 워크플로가 핵심
AI 스타트업들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단순히 좋은 모델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윙 벤처 캐피털의 제이크 플로 멘 버그 파트너는 핵심을 정확히 짚어냈습니다. "모델 성능이나 프롬프트에만 의존한 경쟁 우위는 몇 달 안에 사라진다. 오픈 AI나 앤트로픽이 내일 10배 더 뛰어난 모델을 출시해도 이 회사가 존재할 이유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겁니다.
진짜 경쟁 우위는 데이터에서 나옵니다. 노스존의 몰리 알터 파트너는 "요즘은 수평적 분야보다 특정 분야에 특화된 해자를 구축하는 게 훨씬 쉽다"며 데이터 해자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고객 한 명, 데이터 포인트 하나, 상호작용 하나하나가 제품을 개선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특히 제조, 건설, 의료, 법률처럼 고객 데이터가 비교적 일관성 있는 전문 분야에서 이런 해자를 구축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합니다.
또 다른 방어막은 워크플로우 해자입니다. 특정 산업 내에서 작업이나 프로젝트가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깊이 이해하고, 그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합니다. 스노플레이크 벤처스의 하르샤 카프레 이사는 "기업은 이미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분석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며 기존 데이터를 활용한 도메인별 설루션이 핵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Asymmetric Capital Partners의 롭 비더만 매니징 파트너는 경제성과 통합에 주목했습니다. "AI 분야의 해자는 모델 자체보다 경제성과 통합에 달려 있다. 기업 워크플로에 깊이 관여하고, 독점적이거나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데이터에 접근하며, 전환 비용이나 비용 우위를 통해 방어력을 입증하는 기업을 찾는다"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기술만으로는 안 되고, 비즈니스 모델 전체가 탄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AI 예산 증액, 하지만 양극화는 심화
2026년 기업들이 AI 예산을 늘릴 거라는 데는 대부분의 전문가가 동의합니다. 다만 그 방식이 기존과는 확연히 다를 겁니다. 사파이어의 라지브 담 전무이사는 "단순히 AI 예산을 늘리는 게 아니라, 인건비의 일부를 AI 기술로 전환하거나 AI 기능을 통해 3~5배 이상의 ROI를 창출하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투자의 질이 달라진다는 얘기죠.
주목할 만한 건 양극화 현상입니다. Asymmetric Capital Partners의 롭 비더만은 "확실한 성과를 내는 소수의 AI 제품에 대한 예산은 증가하고, 나머지 제품 예산은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며 승자독식 구조를 예측했습니다. 소수의 공급업체가 기업 AI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반면, 많은 스타트업은 매출 정체나 감소를 경험하게 된다는 겁니다.
데이터브릭스 벤처스의 앤드류 퍼거슨 부사장은 더 구체적으로 언급했습니다. "2026년은 CIO들이 AI 벤더의 무분별한 확장에 반발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중복 도구 정리와 예산 합리화를 예고했습니다. 현재 기업들이 단일 사용 사례를 위해 여러 도구를 테스트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확인하면 실험 예산을 줄이고 이미 검증된 AI 기술에 집중 투자할 거라는 분석입니다.
AI 에이전트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645 Ventures의 남디 오키케 매니징 파트너는 "에이전트는 2026년 말까지도 초기 도입 단계에 머물 것"이라며 신중한 전망을 내놨지만, 사파이어의 라지브 담은 "현재 역할별로 분리된 에이전트들이 내년 말쯤 공통된 맥락과 기억을 공유하는 단일 에이전트로 통합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NEA의 아론 제이콥슨 파트너는 더 나아가 "지식 노동자 대다수가 최소 한 명 이상의 AI 동료를 이름으로 알게 될 것"이라는 흥미로운 전망을 내놨습니다.
투자자들의 메시지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이 3년째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2026년은 확실히 다른 분위기입니다. 인프라가 갖춰졌고, 실험 단계를 거쳐 검증된 사례들이 축적됐으며, 기업들도 AI 도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습니다. 다만 모든 기업이 혜택을 누리는 건 아니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기업만이 살아남게 될 겁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명확한 경쟁 우위와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스타트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시기가 도래한 셈이죠.
출처: TechCrun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