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생성 콘텐츠는 예술일까
2025년 한 해 동안 인공지능 이미지와 영상 생성 기술은 눈부신 발전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를 과연 예술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기술의 진보 뒤에 숨겨진 저작권 논란, 환경 문제, 그리고 진정한 창의성의 의미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봅니다.
AI 영상 기술의 놀라운 진화와 그림자
불과 7개월 사이에 인공지능 영상 기술은 상상을 초월하는 발전을 보여줬습니다. 초기의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웠던 AI 영상은 이제 실제 촬영본과 거의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정교해졌습니다. 구글의 Veo 3는 영화 수준의 영상 제작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고, 오픈AI의 2세대 Sora는 일반적인 AI 오류를 완벽하게 극복하며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이런 기술 발전의 이면에는 심각한 문제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디즈니와 워너브라더스 같은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구글과 미드저니를 상대로 강력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미드저니는 "표절의 끝없는 구렁텅이"라는 혹독한 비판을 받았죠. 앤스로픽도 저작권 침해 혐의로 15억 달러 규모의 합의금을 지불하게 됐습니다.
환경 문제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이슈입니다. AI 영상 생성에는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로 인해 대형 기술 기업들은 미국 전역에 거대한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지역 사회와 환경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기술 발전이라는 화려한 포장 뒤에는 창작자들의 권리 침해와 환경 파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셈입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런 기술들이 "창작의 민주화"라는 그럴듯한 포장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창의성이나 창작자에 대한 배려와는 거리가 먼 대형 기술 기업들이 마치 예술의 수호자인 양 행동하는 모습은 아이러니하기 그지없습니다. 2025년형 신모델의 폭발적인 인기로 우리의 온라인 생활은 AI로 가득 차게 됐지만, 정작 진짜 예술과 창의성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과거의 재조합일 뿐, 진정한 창조는 아니다
AI가 생성하는 콘텐츠의 본질은 결국 인간 예술의 모방에 불과합니다. 이는 우연이 아니라 의도된 설계의 결과입니다. 창의적인 AI 모델들은 방대한 양의 인간이 만든 데이터를 학습해 작동합니다. 사진, 디자인, 소셜 미디어 게시물 등 온갖 인간의 창작물을 빨아들여 재조합하는 방식이죠.
영화 작가이자 전 Meta AI 데이터 트레이너였던 노라 가렛의 말이 이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짚어냅니다. "AI는 마치 미래인 것처럼 우리에게 팔리지만, 사실은 우리 모두의 과거를 되풀이해서 미래인 것처럼 포장한 것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ChatGPT에게 스튜디오 지브리 스타일의 이미지를 요청하면, AI는 지브리의 독특한 애니메이션 미학을 학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슷한 이미지를 만들어낼 뿐입니다.
진정한 예술과 AI 생성 콘텐츠의 결정적 차이는 감정과 경험의 유무입니다.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호두까기 인형' 파드되는 여동생 알렉산드라의 죽음에 대한 깊은 슬픔 속에서 탄생했습니다. 그 애절함과 아픔이 음악에 고스란히 담겨 133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의 마음을 울립니다. AI 음악 생성기는 절대로 이런 감동을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과거의 조각들을 이어 붙여 새로운 것을 만드는 행위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AI는 인간의 창의성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AI는 사람들과 깊이 소통하도록 설계되지 않았고, 오히려 AI를 사용할 때 우리의 비판적 사고가 멈춘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위대한 예술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고, 보고 싶지 않은 현실을 보여주며, 집단적 인간성과 연결시켜 줍니다. AI는 이런 면에서 매우 서툴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저급한 AI 콘텐츠 범람, 어떻게 막을 것인가
소셜 미디어를 조금만 둘러봐도 조잡하고 무의미해 보이는 AI 생성 이미지와 영상이 넘쳐나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저품질 콘텐츠가 예술을 자처하는 건 아니지만, 온라인 공간을 너무나 빠르게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한 전문가가 지적했듯이 소셜 미디어는 이제 "반사회적인 불모지"가 되어버렸습니다.
기술 기업들에게 이 문제의 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올해 생성형 이미지와 비디오는 AI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필수 무기가 됐습니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각 기업은 사업 유지와 사용자 확보에 급급할 뿐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딥페이크 방지 대책에 투자했다고 하지만, 이런 시스템의 규칙을 우회하는 사례는 이미 무수히 많습니다.
결국 해법은 수요를 줄이는 것입니다. AI "예술"의 확산을 막으려면 그것을 멋지지 않게, 촌스럽게 만들어야 합니다. 맥도날드와 코카콜라의 AI 기반 연말 광고에 대한 즉각적인 반발이 좋은 예시입니다. 온라인에서 작품을 공유하는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품에 AI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어떤 이들은 스스로를 AI 혐오자라고 당당히 밝힙니다.
우리는 더 나은 것을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AI 애호가를 전문 창작자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는 없지만, 전문 창작자와 브랜드들이 인간 중심의 진정한 콘텐츠 대신 AI 기반의 조잡한 결과물로 우리를 속이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기술 기업들이 AI의 저급한 결과물을 혁신의 불가피한 부산물로 포장하는 것 역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2026년에는 우리 모두가 더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야 합니다. 진짜 예술과 가짜 콘텐츠를 구별하는 안목을 키우고, 인간의 창의성과 노력이 담긴 작품에 정당한 가치를 부여해야 할 때입니다.